2020. 3. 24. 00:01ㆍ해외여행
사막의 작은도시 칼라마를 떠나 오래되었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라 세레나 La Serena로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꾸려서 작은 깔라마 공항으로 향한다.
칼라마 공항으로 가는길이 약간 나스카의 거친 돌사막을 닮은 듯해서 신기했다.
오늘 라세레나까지 나를 데려다 줄 항공사는 칠레의 가장 큰 항공사 LATAM 항공이다.
국내선 티켓이 거의 버스비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서 바로 항공권을 발권했다.
짐을 맡긴뒤 오늘도 조식을 먹을겸 라운지로 향한다.
칼라마 공항의 라운지는 Pacific Club 으로 작은 공항이지만 서비스가 퀄리티가 매우 좋았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우리나라 상공에서는 볼 수 없는 사막지형을 보며 비행을 즐기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칼라마에서 라 세레나 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한다.
길도 불편해서 버스로는 한나절 걸릴 것 같다.
라 세레나 La Serena는 산티아고 다음으로 칠레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식민지 도시로, 1544년 세워졌다.
산티아고 북쪽으로 4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포로 증류수인 피스코와 파파야주스가 유명하다.
매년 여름에는 동쪽으로 자리한 바다를 즐기려는 휴양객들이 몰려와 붐비는 편이다.
식민지 시절에 도시가 생겨나면서 교회와 흰색 벽의 차분한 거리 풍경이 조성되었는데, 그에 걸맞게 도시의
이름도 세레나 Serena, 스페인어로 '조용하고 차분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 년 내내 온난한 기후를 보이며,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또한 하늘이 높고 공기가 맑아 남반구 최대의 천문학연구소인 톨롤로 천문관측소도 이곳에 있다.
내가 라세레나를 방문한 가장 큰 이유가 이 천문관측소에서 별을 보기위해서였다.
우선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숙소까지 이동한다.
리셉션에는 두 남자 직원이 있었는데, 한명은 여기 출신이고 한명은 스위스 출신이라고 했다.
둘다 모두 친절했고, 도착하자마자 시설을 구경시켜주며 맵에 주요 위치도 표시해 주었다.
나는 우선 시내관광을 하기로 하고 그들에게 천문관측소 투어 예약이 가능한지 물었다.
그들은 그게 자신들의 일이니 흔쾌히 알아봐주겠다고 했고, 나는 짐을 풀고 동네 구경을 나갔다.
처음으로 향한곳은 라세레나의 중심 아르마스 광장이었다.
여느 남미 도시와 마찬가지로 중심에는 아르마스 광장이 있고 바로 옆에는 대성당이 있다.
이제는 이렇게 배치되어있지 않으면 더 어색할 것 같다.
라 세레나 번화가 Gregorio Cordoves 를 따라 걷다보면 고고학 박물관 Museo Arqueologico가 나온다.
이 박물관은 점심을 먹고 방문해 보기로 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돌려 라 레코바 시장으로 향했다.
다양한 식재료와 민예품을 판매하는 시장이지만 2층에 식당도 많이 자리하고 있다.
나는 가이드북에 추천되어 있는 2층의 코스타 세레나 Costa Serena 라는 식당으로 갔다.
이 집의 해산물 수프, 소파 마리네라 Sopa Marinera 가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고 추천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뚝배기 가득 해산물이 들어 있는 것이 우리네 음식과도 비슷했다.
음식은 맛있게 먹을만 했다.
그런데 문제는 종업원 아저씨가 처음에 알려준 음식가격과 실제 지불해야 할 금액이 달라서
조금 실랑이 하다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금액에 감정과 에너지를 소비하기 싫어서
그냥 음식값을 지불하고 나왔다.
계산대에서 음식값을 지불할 때 가게 사장에게 "너희 종업원에게 실망했고, 내 SNS와 여행 커뮤니티에
이 내용을 올리겠다고 하고 그냥 웃으며 나왔다."
동양인이라고는 아예 없는 남미의 작은 마을에도 한류는 유행인가보다.
시장의 기념품 가게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아이돌 'EXO' BTS' 모자가 있고, 노래도 흘러나온다.
이럴때면 한류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에 자랑스럽다.
시장내에 마트에 들려서 바나나와 물을 사고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라 세레나 고고학 박물관은 1,000년경 디아기타 Diaguita 문명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공예품과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 등 다양한 전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고고학 박물관 관람을 하고 있는데, 호스텔 직원에게 오늘 천문관측소 투어 예약이 확정 되었다고
늦지 않게 들어오라는 메일을 받았다.
아직 시간이 넉넉히 있었기에 준비했던 여행코스만 돌아보고 호스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라 세레나 대성당은 1844년에 세워졌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예배당과 제단이 멋스러웠다.
다양한 성인들이 새겨진 스테인드글라스도 흥미로웠다.
이 곳은 1981년 칠레 국가기념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라 세레나 대성당 Catedral De La Serena 관람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가브리엘 곤살레스 비델라 역사 박물관' Museo Historico Gabriel Gonzalez Videla 이다.
라 세레나에서 태어나 칠레의 대통령 (1946~1952)을 지낸 곤살레스 비델라의 이름을 딴 역사 박물관이다.
이전에는 그의 사무실로 사용되었으며, 그 시대에 관련된 사진들과 식민지시대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곤살레스 비델라 대통령은 공산당을 불법 단체로 규정했던 대통령으로, 이때 당시 파블로 네루다가
의원직에서 물러나 망명을 했다고 한다.
숙소로 무사히 돌아와 투어를 떠날 채비를 한다.
진짜 레알 별 투어라니 매우 설레고 기대된다.
마마유카 천문관측소 투어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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