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6. 00:01ㆍ해외여행
라 세레나의 하늘은 높고 공기가 맑다고 했는데, 그에 걸맞는 아침 하늘을 보여준다.
조식을 먹고 어제 찍은 별 사진을 네이버 클라우드에 업로드 하려는데 용량이 부족하다.
여행 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나는 여행을 다니며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중간중간 클라우드에 틈틈히 저장해둔다.
만약 폰을 잃어버릴 경우에 여태까지 찍었던 나의 사진과 동영상이 다 날아가는데
사진과 영상을 중간중간 클라우드에 업로드 해주면 최악의 경우 핸드폰을 잃어버려도
여태까지 기록했던 사진과 영상은 클라우드에 남아있기에 완전 최악은 피할 수 있다.
저장서비스는 네이버 클라우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미 무료인 30기가가 넘었다고 해서
월 5천원 내고100GB로 업그레이드 구매를 해주었다.
네이버 클라우드 100GB 업그레이드 구매를 마치고 라 세레나 시내 관광에 나섰다.
상쾌한 날씨에 작은 공원 광장을 지나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일본정원이다.
페드로 데 발디비아 공원 남쪽에 위치한 이곳은, 칠레의 광물로 지원사업에 성공한 일본인이 꾸민 정원이다.
2만 6,000 제곱미터에 이르는 방대한 부지를 아름답게 꾸몄으며, 고요한 평화를 즐길 수 있다.
오전시간대라 방문객이 적어서 한산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일본정원 구경을 마치고 칠레의 태평양 바다를 보러 해안가로 간다.
해안거리까지는 2km정도 가야하는데 이국적인 야자수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해안가 앞에는 라 세레나 등대 Faro Monumental de La Serena 가 자리잡고 있었다.
등대 바로 앞으로는 예전에 사용한 흔적이 있는 포 가 놓여져있었다.
매번 사막만 여행하다가 쿠바의 캐리비안 해변이후에 처음으로 바다를 보니 매우 신이 났다.
그런데 신이 난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왠 강아지 한마리가 신나서 바다에 뛰어들어갔다 나오길래 급히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 강아지는 외지인인 나를 매우 잘 따라서 해변에서 놀때 끝까지 만져주며 같이 놀아주었다.
(알고보니 주인이 있는 강아지였다^^)
해변가를 떠나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아름다운 칠레 라 세레나의 바다를 영상에 다시 담아본다.
곧 가게 될 이스터섬의 바다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기도 해서 이 바람과 파도를 최대한 눈과 영상에 남겼다.
해안가에서 조금 걸었더니 허기가 생겨서, 점심을 먹으러 등대 앞 식당에 들어갔다.
바로 뒤에 호텔 라 세레나가 있는걸로 봐서는 같은주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화장실에 가서 모래범벅이 된 발을 씻고, 메뉴를 보는데 아는메뉴가 몇 개 없다.
오늘도 제일 만만한 Salmon 요리를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옷도 갈아입을 겸 우버를 불러서 타고 숙소로 향했다.
내일 아침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떠나야 했기에 이날이 라 세레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이었다.
오후에 다시 단정히 차려입고 라 세레나의 시내로 다시 나갔다.
어제 왔던 라 레코바시장 앞 한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려는데 성당앞 입구에서 강아지가 세상편하게 자고있다.
(남미는 개가 정말 많다)
개가 깨지 않게 조심히 피해서 성당안으로 들어갔다.
늦게 나와서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조금 쌀쌀해서 따듯한 커피를 마시러 한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작은 커피숍의 가운데 자리에 몇개의 테이블을 붙여서 아주머니들이 반상회를 하는것 같았다.
나는 구석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말을 건넨다.
"혹시 어느나라에서 왔어요?"
"Corea del Sur 대한민국에서 왔는데요"
"오!!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어디론가 전화를 하신다.)
잠시 후 동양인 남자 한명이 나타난다.
그러더니 그 아주머니가 이 친구도 한국사람이라고 나에게 소개를 시켜준다.
알고보니 그 아주머니는 이 청년의 예비 장모님쯤 되는 분으로,
이 청년은 NGO 봉사단체에서 지금의 칠레 여자친구를 만나서 이곳까지 와서 거주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비사위가 한국말을 하는걸 보고 싶었던 여사님의 소원이 나로인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청년은 나보다 꽤 어렸지만 나이에 비해 굉장히 진중하고 어른스러웠다.
이 동네에 와서 한국사람을 처음봐서 여기서 무었을 하고 있는지 반대로 나에 대해서도 신기해했다.
그래서 직장을 10년 다니다가 3개월 휴직차 남미를 여행하고 있고, 별 구경하는게 너무 좋아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고 대답해주었다.
참 인연이란게 신기하다.
이 친구와는 올해 2월, 이 친구가 잠시 한국을 방문하였을때 다시 만나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은 수도 산티아고로 여자친구와 이동해, 취업도 해서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또 선배 직장인으로서, 여러가지 조언도 해주고 칠레의 상황도 들으며
여행하던 당시를 회상하니 내게도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아직도 저 친구의 예비 장모님이 사위가 모국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보던 시선이 기억난다.
스페인어도 잘 못하는 외국인이 타지 시골마을에 내려와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하고 걱정했을 모습과
이렇게 나를 보고 바로 불러서 만나게 해주는 배려에서 칠레 아주머니의 따듯한 마음을 느꼈다.
라 세레나는 짧은 체류기간이었지만 여러모로 볼거리로나, 인간적으로나 뜻 깊은 여행지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