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7. 00:01ㆍ해외여행
라 세레나에서 만족할만큼 실컷별을 보고 세계에서 가장 긴 나라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간다.
역시 버스를 이용하면 엄청 오래 걸리지만 항공으로 가면 55분이면 도착한다.
칠레의 저가항공사 인 SKY항공을 이용해서 수하물 포함 6만원에 발권했다.
라 세레나 공항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이정도면 버스보다 훨씬 저렴하게 느껴진다.
호스텔 직원들과 같이 지내던 룸메이트와 인사를 하고 우버를 불러서 라 세레나 공항으로 향했다.
이 날은 조금 흐렸다. (다행히 별관측하러 가던 날 흐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 세레나 공항은 도시만큼 매우 작은 규모였다.
오전 10시쯤 도착한 공항은 매우 한산했고, 빠르게 체크인을 마쳤다.
재미있는것은 수하물 tag와 보딩패스 모두 수기로 기록하여 준다는게 신기했다.
보안검색대를 지나 역시 작은 라운지로 향했다.
작은 라운지에서 휴대폰을 충전하며 산티아고 여행정보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 새 출발시간이다.
내가 타야하는 스카이 항공의 2 letter code는H2로, H2105편을 타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향한다.
H2105 LSC 12:25 -> SCL 13:20 (55분 소요)
작은 공항이기에 걸어서 활주로까지 간 후에 계단을 올라 직접 탑승했다.
비행은 매우 안정적이었고, 정시에 맞게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산티아고 공항에서 시내까지 공항버스인 센트로 푸에르토 버스 Centropuerto 버스를 타서
종점인 Metro Los Heroes 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가려고 공항버스를 타러갔다.
목적지를 묻기에 종점이라고 했더니,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어만 계속 반복해서 난감해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젊은 시민분이 시내에 집회가 있어서 종점까지 못가고 첫 정거장에서 내려야 한단다.
어쩔수없이 일단 버스에 올라 모두가 내린 첫 정류장에서 우버를 불러 숙소까지 힘겹게 왔다.
몇일전 숙소에서 이메일을 한통 받았는데, 엘리베이터 레노베이션으로 도착 시 전화를 주면
가방을 올려다주는 서비스를 해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1층에 도착해서 전화했더니 1층에 직원이 있을거라고 그 친구한테 부탁하면 된다고 했다.
1층 책상에 앉아 대기중이던 건장한 흑인직원이 내 캐리어를 번쩍 들어 6층까지 갔다주었다.
이 친구도 4층이 지나니 매우 힘들어 했고 6층에 도착했을 때는 숨을 헐떡였기에 팁을 줬다.
리셉션에 일하던 이태리에서 온 직원은 친절하고 능숙하게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이렇게 5박동안 머무를 숙소에 사건사고를 뚫고 잘 도착했다.
간단히 짐정리를 하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짧게 오후 관광을 하러 나가본다.
아르마스 광장은 나무와 공원이 조성되어 매우 쾌적했고 한쪽으로 성당앞 광장에는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그 공연을 보기위해 모여있는 인파들이 모여있었다.
멕시코 이후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이 있는 도시를 왔다.
아르마스 광장에는 아르마스광장역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기억과 인권 박물관 Museo de La Memoria y los Derechos Humanos 으로 향했다.
기억과 인권 박물관은 외부가 통유리로 되어있어 모던한 느낌을 주었다.
1973년 9월 11일부터 1990년 3월 10일까지 일어났던 칠레 독재정권의 인권유린을 기록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영상물과 기록물로 해설을 돕고 이쓴데, 설명은 모두 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입구에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2천페소에 빌려 설명을 들어야 한다.
3층 규모로 매우 넓기 때문에 다 보는데 약 2시간 걸린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산 프란시스코 교회와 콜로니얼 박물관이다.
이 건물은 산티아고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한다.
1527년 건설이 시작돼 1618년 완성되었고, 그 후 재건축을 통해 현재의 시계탑이 덧붙여졌다.
회반죽을 입힌 아치가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교회 옆 수도원 건물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St.Francisco의 일생을 담은 회화와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니 어느새 어두워져가고 있었다.
바로 건너편에 뉴욕의 월 스트리트를 연상케 하는 산티아고의 증권가거리로 향했다.
산티아고에서의 일몰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내가 가장좋아하는 연보라색 빛의 황홀한 하늘빛을 보여주며 나를 감동시켜주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야경때와 마찬가지로 저 하늘에 매료되어 피곤한지도 모르고 걸었다.
중남미 3개월 여행을 오면서 삼각대를 두개 가지고 왔는데, 50일 정도 지나니 두개 다 부서졌다.
그래서 비교적 도심이고 번화가인 산티아고에서 삼각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는데
여러군데를 다녔지만 크기가 알맞지 않거나 말이 안통해서 계속 돌아다니다가
한 사진기 판매점에서 적당한 크기의 삼각대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
이 가게 아저씨는 영어를 할줄은 몰랐지만 다 알아는 들으셨다.
그냥 말이 통한다는게 이렇게 감사한일인지..
여기서 삼각대를 기쁘게 구매했고, 이 삼각대를 최근까지 잘 써오고 있다 !!
조금 더 걸어오니 숙소가 있는 아르마스 광장에 도착했다.
칠레는 경제규모가 남미에서 큰 편으로 교민들도 많이 살고 있었다.
마침 매콤한맛이 그리워 한인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가는길에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산티아고 시민들이 모여있길래 무슨일인가 싶어 가봤더니,
개 한마리가 다리 아래로 떨어져서 불안해 하고 있었다.
이때 용감한 한 남자가 강 아래로 내려가 강아지를 구조해왔다.
길에 흔하디 흔하게 누워있는 강아지 이지만,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칠레사람들의 마음이
따듯하게 느껴져서 감동으로 다가왔다.
맛있게 라볶이를 먹고 숙소로 돌아와 테라스에 앉으니 아르마스 광장의 멋진 야경이 눈에 들어온다.
야경앞에서 맥주 한잔을 하며 산티아고에서의 첫날밤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