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6. 00:01ㆍ해외여행
칠레에서의 마지막 아침이다.
07시출발 버스라 새벽같이 일어나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왔다.
엘 칼라파테 까지는 약 5시간 소요되는데, 칠레돈이 좀 남아서 버스에서 간식으로 먹을겸
과자와 물과 주스를 남은 돈을 털어서 구매했다.
조금가다가 칠레의 국경이 나오고 출국심사를 한다.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출국 심사를 하고 두발로 걸어서 국경을 건너 다시 입국심사를
하는것이 분단국가에 사는 나로서는 아직까지 참 생소하고 신기한 체험이다.
처음 칠레에서 입국 시 주었던 PDI라는 종이를 출국 심사 할때까지 잘 갖구 있다가 내야한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나와 국경을 건너 아르헨티나 입국심사를 받으러 간다.
페루-볼리비아 국경건너기편 처럼 버스는 이미 먼저 국경을 건너 가 있어서,
아르헨티나 입국심사를 마치는대로 버스에 다시 탑승하면 된다.
입국심사를 받고 다시 버스에 타서 잘 자다가 일어나서 보니 어느세 눈세상이다.
정말 추운 아래지방으로 내려오니 기온도 낮고 눈을 쉽게 볼 수 있다.
몇일 간에 큰 기온차이를 겪으면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으므로 이럴 때 일수록 더 조심해야한다.
이 당시 헤이즈란 가수의 "괜찮다고"라는 노래에 푹 빠져 있었는데, 차가운 멜로디가 눈밭과 잘 어울렸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아 길은 눈이 쌓여있는 눈길이었고,
얼어있는 빙판길을 달려가는 버스에 타고 있는 나는 개척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버스터미날에 도착해서 다음도시인 지구의 끝 '우수아이아'로 가는 버스시간표를 알아봤다.
새벽에 출발하고 중간에 환승까지 해야햐는 너무 힘든 스케쥴이기에 비행기로 갈까 고민을 했다.
그래서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있어 좀 더 생각보기로 하고, 숙소로 향한다.
이곳은 매우 작은 마을이라 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걸어갈만한 거리였다.
문제는 길이 온통 진흙길이라 캐리어를 끌수가 없어서 들고 가야했기에 체력소모가 컸다.
그리고 남미 여느도시보다 강아지 숫자가 훨씬 많았다.
내가 호스텔로 가는길에 몇마리가 따라 붙더니 거의 무리가 되어 호스텔 앞까지 쫓아왔다.
도착해서 문을 닫고서야 이들과 작별을 했다.
체크인을 하고 빨래를 맡긴 후, 이곳에 있는 한국 친구들과 조인해서 같이 장을 보러 갔다.
여기 일행중에 두살 동생인 녀석이 세계 여행을 2년째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요리를 잘한다고 했다.
그래서 같이 마트에 가서 그 친구의 진두지휘아래 장을보고 와서 요리를 시작했다.
이 동행 멤버는 남미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그나마 또래 멤버라 매우 편했다.
오히려 너무 어리면 말을 편하게 하기가 더 어려울때가 있는데, 또래라서 더 편했다.
(그래도 내가 제일 연장자이긴 했다.)
소아과의사, 치과의사, 세계여행2년 여행자, 나, 멕시코에 거주하며 일하는 한국인 친구,
그리고 우유니에서 같이 투어했던 친구까지 같이 맛있는 닭볶음탕 요리는 해먹었다.
그 친구의 요리솜씨가 좋아서 간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것 같다.
덕분에 맛있는 파타고니아 맥주가 술술 들어가며, 트레킹 한 날 쉬며 다음날 피로를 제대로 풀었다.
엘 칼라파테 일정을 매우 여유롭다.
내일 모래 빙하투어를 할 예정이기에, 내일도 그냥 환전, 예약, 항공권구매 등
쉬면서 앞으로의 여행진행을 위한 예약일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기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투어 없이 이동만 하거나 휴식을 해야하는 날이 필수로 찾아온다.
이런 밸런싱을 맞추며 여행하는것이 장기여행에서 꼭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