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8. 00:01ㆍ해외여행
오늘은 매우 일정이 많은 바쁜 하루다.
같이 동행하던 친구들과 7명이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하기로 해서, 숙소 이동을 해야하고
오전 관광일정도 많았기에, 숙소 체크아웃을 하고 우선 시내관광을 하러 나갔다.
여자아이들은 어제 못산 옷을 사겠다고 나갔고, 나는 동생한명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명 관광지로
오늘도 역시 걸어서.. 길을 나섰다. 첫번째 목적지는 산토 토밍고 교회 Iglesia de Santo Domingo 였다.
산토 도밍고 교회는 1773년에 세워졌으며, 1807년 영국군이 라 플라티를 공격했을 때 전장이 되기도 했던
역사가 스며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 왼쪽 탑에 남아 있는 흔적은 크리오요군이 영국군에게 쏜 총탄에 의해 생긴 것이다.
교회 안에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창안자 벨그라노 장군의 관이 안치되어 있으며,
아르헨티나 최대희 파이프 오르간도 있다.
참고로 크리오(또는 크리올)는 스페인본토 출신이 아닌, 아르헨티나 혼혈이거나 남미 대륙에서 태어난
스페인 자손들을 계급으로 나누기 위해 본토에서 만들어 낸 명칭이라고 한다.
남미 독립의 영웅 볼리바르 장군도 남미에서 태어났기에 이 크리올 계급으로, 차별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다음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중심지 5월광장 Plaza de Mayo 으로 향했다.
5월 광장은 대통령 취임식, 수많은 집회 및 시위, 월드컵 축구 우승 기념식 등의 국가의 역사와 함께하며
많은 인파가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광장은 1810년 5월 25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5월 혁명 이후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광장의 중심에 서 있는 5월의 탑 Piramise de Mayo 은 5월 혁명을 기념하며
이듬해에 세워진 것인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오래된 기념물이다.
광장에는 아르헨티나 국기의 창안자 마뉴엘 벨그라노 장군의 기마상도 있으며,
이 앞에서는 매일 대통령 근위병의 교대식이 이루어진다.
그 앞으로 보이는 대통령궁은 원래 침략군으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한 요새로, 1873~1894년에 걸쳐
건설된 스페인 로코코 양식의 건물이다. 건설에 착수했을 당시의 대통령 사르미엔토가 붉은색의 자유당과
하얀색을 쵸방하는 연합당의 단합을 위해 분홍색을 칠했기 때문에 '분홍색집' 이라는
카사 로사다 Casa Rosada 라고 불린다. 페론 대통령 정권 당시에는 에비타와 나란히 선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지하 갤러리에는 역대 대통령의 유품 등을
모아놓은 박물관이 있다. (가이드 투어는 하루 평균 2회정도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추어서 방문하면 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성당은 1827년 완성된 네오 클래식 양식의 대성당이다.
12인의 사도를 상징하는 12개의 기둥과 드 위의 모티브를 5월 광장 쪽에서 바라본 후 내부로 들어간다.
언뜻 보면 성당이라기보다 법원이나 박물관 건물처럼 생겼다. 성당 내부 정면 오른쪽에 빨갛게 타오르는
불꽆은 완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이곳엔 남미 해방의 아버지 호세 데 산 마르틴 장군의 관이 안치되어 있는데 관이 있는
방 입구에 서 있는 호위병의 군복은 산 마르틴 장군이 이끌던 독립군복의 디자인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문앞의 포스터를 보니 2013년 현재 교황인 프란시스코도 다녀간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광장 한켠에 위치한 카빌도 Cabildo 로 향했다.
카빌도는 스페인 식민지시대에는 행정기관으로, 독립 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회로 사용한 건물이다.
1810년 5월 25일, 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2층에서 독립 선언이 이루어졌다.
2층은 현재 5월 혁명 박물관으로 공개되고 있다. 식민지시대부터 사용되어온 책상과 의자, 아르헨티나 역사를
말해주는 물품이 보관되어 있다. 이곳 카빌도 2층의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5월광장과 대통령궁 그리고
대성당의 전망이 매우 뛰어나니 이곳을 떠나기 전 꼭 감상하도록 하자
카빌도 까지 관광후 다시 광장에서 사진을 몇장 더 찍고 숙소로 돌아가 다 같이 짐을 챙겨서
우버 택시를 타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이동했다.
에어비앤비 체크인을 하고 마트로 장을 보러 가는길에 숙소 앞 코리엔테스 거리 Avenida Corrientes 를 지난다.
탱고에 가사를 붙여 노래하게 된 1920년대부터 수많은 탕게리아 Tangueria (탱고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레스토랑)가
늘어서면서 밤의 유흥가로 군림한 거리로, 지금은 극장, 영화관, 레스토랑, 카페 등이 밀집해 있다.
코리엔테스 거리 서쪽으로 가다 보면 근대적인 외관이 눈에 띄는 산 마르틴 문화센터 극장이 있다.
그리고 정면으로 높게 솟아있는 오벨리스크도 볼 수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고기와 식재료 와인등을 실컷 사고도 1인당 1만원이 들지 않는
금액이 나왔다. 요리를 하는동안 배고플거 같아서 KFC에 들러 요리전 먹을 치킨을 동생들에게 사주었다.
7명이서 같이 한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잠자리 복불복으로 나는 제일 연장자임에도
작은방의 2층침대의 2층에 배정되어 와인 한병을 마시고 2층으로 힘겹게 올라갔다.
이렇게 복불복으로 나이 구분없이 친구처럼 공평하게 대해줘서 아이들에게 너무 고마웠다.
모르던 사람들과 타지에서 알게되어 이렇게 숙소도 같이 쓰고 여행을 같이하며,
밥을 해먹으니 대학생 때 MT온 기분이 들어 오랜만에 15년전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들었다.
같이 와인도 마시며, 나도 그 시기를 지나봤기에 아이들이 겪고 있는 고민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 안에서 거꾸로 나도 많이 배웠다.
내일은 각자 따로 여행계획이 있어 아이들중 일부는 시내관광을하고, 일부는 스카이 다이빙,
나는 혼자 우루과이로 배타고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렇게 서로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문화가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