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7. 00:00ㆍ해외여행
중남미 여행한지 정확히 30일째 되는 날이다.
이제 제법 스페인어도 아주 쪼끔이지만 알아듣고 숫자도 듣고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왔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쿠스코에서의 2일차 아침.
해발 지대 높은 쿠스코이기에 타이트하지 않게 일정을 짜서 돌아다녀 본다.
2일차 아침도 날씨가 매우 좋았다.
안데스 원주민들의 깃발이, 성소수자들의 상징인 7색 무지개깃발과 연관이 있을까?
답은 전혀없다.
안데스 원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무지개를 신이 사는 하늘의 세상과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다리라고 믿었다고 한다.
때문에 잉카제국이었던 쿠스코를 상징하는 깃발이 무지개를 상징하는 7가지 색의 깃발이 되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외출 전 남미 여행자라면 모두 입고 다니는 알파카 소재의 옷을 구매하러 옷가게에 다녀왔다.
꽃보다 청춘에서도 유희열과 이적, 그리고 윤상 일행도 시장에서 여러가지 알파카 옷을 사 입는 모습을
재미있게 봤었고, 남미에 여행온 기분도 내고 보온도 우수한 옷도 구할겸으로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의
한 상점 지역을 다녀왔다.
현지에서는 모든 여행자들이 이 옷을 입고 다니기에 나도 신나서 골랐다.
점퍼와 니트셔츠, 그리고 목도리 장갑까지 자꾸 이것저것 껴 넣어서 더 흥정을 해가며 즐겁게 쇼핑했다.
한뭉터기 사서 들고 숙소로 돌아와 잘 보관 한 후에 환전도 하고, 점심도 먹을겸 산 페드로 시장으로 향했다.
약 20분 남짓 천천히 걸어서 쿠스코 대학과 번화가인 여행자거리를 지나 멋진 성문을 통과해
산 페드로 시장에 잘 도착했다.
아침만해도 맑았는데, 걸어오다보니 어느새 엄청 날이 흐려졌다.
시장에서는 오전에 샀던것과 비슷한 의류와 고기 견과류 과일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고,
식당과 쥬스가게도 한쪽에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식당앞에는 페루 강아지들이 음식을 나누어 달라는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안그래도 순둥이들인데 저렇게 쳐다보고 있으니 주지 않을 도리가 없다.
입구의 옷가게부터 반대편의 식당까지 구경을 시작해 본다.
우리나라의 닭죽같은 음식을 5Sol (약 1,500원) 주고 든든히 먹고 아주머니께 잘 먹었다고
감사 인사를 드리고 후식으로 과일을 먹으러 갔다.
생과일과 생과일 쥬스 두 종류가 있었는데, 쥬스는 다른데서도 자주 먹었어서 오늘은 생과일로 선택했다.
과일 맛이 약간 심심하다고 느껴질수도 있는데, 가끔은 이런 수수한 맛도 그 나름대로 먹을만하다.
시장구경을 마치고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가려는데 폭우가 쏟아진다.
시장안에서 시원하게 내리는 장대비를 바라보고 있으니 시원한것도 잠시.
슬슬 한기가 느껴져서 아까 오전에 산 옷을 여미어 본다.
어쩔수 없이 돌아갈때는 우버를 불러서 아르마스 광장까지 돌아간다.
추위로 인해 차가워진 몸을 따듯하게 해주기 위해
스타벅스에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갔다.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페루에 한국의 곱창같은 유명한 요리가 있다고 하여서 먹어보기로했다.
근데 혼자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을 것 같아서, 페루 여행 단톡방에 저녁식사 동행을 구했는데,
다행히도 금방 구해져서 그분과 같이 식당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다.
나름 여행자들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라 쿠스코곱창이라고 구글맵에서 검색을 해도 나올 정도였다.
우리는 여러가지 메뉴를 섞어서 주문하고 기다렸다.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날줄 알았는데 의외로 우리만 한국사람이었고, 모두 현지인 손님이었다.
동행분이 여자분이셨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드셔서, 음식을 조금 남겼다.
맛있게 먹고 소화도 시킬겸 다시 아르마스 광장까지 천천히 걸어서 올라간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와서 밤 모습을 보니,
조금은 위험하지만 야경명소인 하얀예수상 San Cristobal 이 있는 언덕으로 가기로 한다.
이곳은 치안이 좋지 않아 반드시 택시를 타고 가서, 다시 택시를 타고 내려와야한다.
그래서 서투른 스페인어로 기사 아저씨와 흥정을 했다.
우리가 가서 사진찍고 15~20분만 기다려줘 ! 그럼 내려와서 돈을 줄게!
아저씨가 30 sol을 불렀는데, 20Sol에서 실갱이 하다가 동행분의 스킬로 최종 15sol에 했던거 같다.
이 5Sol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이런 흥정 자체를 보는것도 여행의 묘미이다.
언덕위에 도착하면 리우의 예수상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예수상이 두팔을 벌려 쿠스코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예수상쪽으로는 불빛이 아예 없어서 어두워서 사진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내려다본 야경은 쿠스코가 왜 남미 3대 야경 중 하나인지 깨닫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쿠스코 야경사진도 이전 남미 3대 야경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었으므로,
오늘 포스팅에서는 간단히 사진 몇장만 올리는 것으로 포스팅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남미 3대 야경 :
이렇게 쿠스코에서의 가치있는 2일차 여정도 끝이났다.
고대하던 고대 잉카의 비밀, 마추픽추를 볼 날도 점점 다가워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