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9. 00:01ㆍ해외여행
아이스크림을 먹고 점심을 먹으러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로 돌아가는길에 넓은 태평양 바다의 높은 파도를 보고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했다.
바위를 부술듯한 기세로 몰아치는 파도를 보며 인간은 자연앞에서 너무나 작은 존재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오늘 점심은 짜파게티와 아몬드 그리고 바나나 조합이다.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요리사가 되어 짜파게티를 먹었다.
천천히 여유롭게 먹으려고 해도 라면이다보니 금방 먹게 되서 오후 일정을 바로 시작했다.
다음 목적지는 Akahana 라고 하는 해안가 였다.
잠시 이스터섬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이스터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약 400년경 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언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이스터 섬은 1722년 처음으로 섬 사람들과 외부 사람들의 접촉이 생기면서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그해 네덜란드 탐험가 J.로헤베인 Jacob Roggeveen이 처음으로 이 섬에 상륙했고,
그날이 마침 부활절 Easter Day 이어서 이스터 섬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1770년대 유럽인들이 앞다투어 태평양 섬들을 영토화하기 시작했을 때, 페루를 통치하고 있던
스페인 군함을 보내 이스터섬을 '산 카를로스 섬'이라 칭하며 자신의 통치하에 두었다.
그 후 1774년에 이 섬에 상륙한 영국의 제임스 쿨 James Cook(캡틴 쿡)은 섬 주민들의 언어,관습,생활이
타히티, 피지 섬과 비슷해 폴리네시아계 민족이라는 것을 기록하였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해표를 사냥하는 페루 선박의 노예 포획으로 4천 명에 달하던 인구가 111명으로
줄어들게 되고, 섬의 귀중한 문자인 롱고롱고를 읽을 수 있는 원주민도 사라지게 된다.
1888년 칠레가 이스터 섬의 영유권은 선언하며 '이슬라 데 파스쿠아 Isla de Pascua'라 불렀고,
1966년 섬의 자치가 이우러졌다.
1967년 마타베리 공항이 신설된 후 관광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서태지가 모아이란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이곳으로 촬영오면서 유명해졌다.
어제 왔었던 모아이 제조 공장 '라노 라라쿠'는 통합 입장권으로 1회만 입장이 가능해서
멀리서 바라 보기만하고 아우 통가리키를 다시 방문했다.
오늘은 혼자하는 여행이니 만큼 마음껏 여유롭게 사진을 찍어본다.
마침 주변에 여행자도 없어 모아이와 나 사이에 아무런 방해없이 사진을 많이 남겨두었다.
아우 통가리키에서 자유롭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어제 바다에 발을 담그지 못해 아쉬웠던
아나케나 해안을 다시 방문했다.
예비 옷도 가져오지 않았지만 이곳 물이 생각보다 차가워서 물에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물을 몹시 무서워해서 보호장비 없이는 수영을 잘 즐기지 않는 편이다.
이렇게 발을 담그고 백사장 모래의 감촉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
조금 추우면 뒤의 백사장 모래로 가면 다시 따듯한 모래로 체온을 올리며 이곳에서
꽤 오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타임랩스로 영상으로 남겨두었다.
뒤로는 따사로운 백사장이 보인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푸나 파우 Puna Pau 라는 곳이다.
1300년대 모아이 석상의 머리에는 푸카오 Pukao라고 하는 모자와 비슷한 형상을 쓰고 있다.
푸나 파우는 그러한 푸카오를 잘라내던 터로, 일명 모자 공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모든 푸카오가 이곳에서 만들어져 운반되었으며, 모아이의 모자라고 불리는 푸카오는 몸통과는 다른 재질의
돌로 만들어져 붉은 빛을 띠었다.
이곳은 작은 언덕이 있어 멀리 바다까지 내려다 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 느낌이었다.
푸나 파우를 떠나 다음 도착한 곳은 앙가로아 마을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스터 섬 박물관 Museo Antropologico P.Sebastian Englert 이다.
이스터 섬의 역사와 모아이 석상의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굉장히 흥미롭다.
모아이 석상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운반되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이를 보고 실제
모아이 석상과 마주하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특히 모아이를 세우는 과정에서 발견된 '모아이의 눈'은 최고의 전시품으로 좌우 36cm, 상하 20cm 크기이며,
눈동자는 검은 돌, 흰자는 산호를 사용하였다.
옛날 사람들은 모아이 석상에 눈을 끼워 넣음으로써 신성함을 가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때마침 일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스터섬에서의 일몰은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이렇게 여유롭게 하루종일 차를 타고 섬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맞이하는 일몰은
평소의 바쁜 일상에서 할 수 없는 것이라 더욱 특별했다.
바다 앞으로는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바다, 뒤로는 연보라 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숙소
정말 더할 나위없는 완벽한 일몰이었다.
역시 영상으로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칠레 산티아고 플라자 데 아르마스 호스텔에서 만났던 한국분들이 저녁초대를 했다.
옆 숙소인 캠핌장에 묶고 계셨는데, 그때 이야기 하던 제육쌈볶음을 정말 요리한 것이다.
오랜만에 먹을 정성이 들어간 매콤한 제육볶음밥 저녁초대에 감사하여 코로나 맥주 6병을 사들고 갔다.
이스터섬의 마지막 저녁 만찬으로 손색이 없는 저녁이었다.
이 분들은 시계방향 코스로 여행했기에 여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보지 못했지만
이때 이 음식을 공유해줘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여행하다가 만나게 되는 인연도 여행의 한 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