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최대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추진

2020. 4. 21. 09:18관광업이야기(항공+여행)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에 따른 영업차질로 올해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최소5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전염병 탓에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은 사실상 거의 중단된 상태다.

 

현재 대한항공은 보유 여객기 144대 중 10여대만 운항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임원 급여 반납과 순환휴직 등 자구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한항공 B747-8i 여객기 , 출처 대한항공

 

특히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이 조만간 모두 소진되는 점은 큰 악재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항공의 보유 현금은 총 1조6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매월 항공기 리스비용 등 고정비용만 5000억~6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3월에는 미래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6200억원어치 발행했다.

 

그러나 이 자금 역시 4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등을 갚으면 고갈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갚아야 할 차입금만 1조2000억원 규모이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은 이달 중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다.

 

 

회사채 추가 발행도 쉽지 않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

 

BBB+(하향검토)’로 조정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항공업계의 상환능력 악화를 참작해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다.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과 주관사 선정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유상증자 기준일 시점에 최고 30%가량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주들에게 증자에 참여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은 지분 29.96%(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진칼은 지분유지를 위해

 

약 3000억원의 유증대금 납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한진칼의 유동 자금은 약 1892억원 수준으로

 

여기에 보유 중인 자회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증재원 마련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할인율과 주가 전망 등에 따라 참여하지 않는 주주가 생길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실권주는 주관사단을 구성한 증권사들이 소화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한 건 급박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을 앞두고 대주주가 선제적으로 자구책 강구에 나선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도 있다.

 

대한항공이 정부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상황에서 대주주가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도 대규모 증자에 나선 배경이다.

 

 

기업 신용도 하락과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마저 막혀 대한항공이 선택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수단은 유상증자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900%에 달하는 부채비율(지난해 3분기 기준)을 떨어뜨려 재무구조를 개선,

 

자금 조달 창구를 다양화한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유상증자 규모가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데다 주가 희석으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자구책 중 하나로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긴 하나

 

구체적인 방식이나 규모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에선 3자연합(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이 대규모 투자금을 넣을지는 미지수란 분석도 있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한진그룹은 경영권 방어에도 힘겨운 상황”이라며 “조 회장의 사재 출연 역시

 

상속세 등으로 여의치 않다”고 분석했다. 3자연합 측은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공식 발표할 경우

 

따로 검토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실권주가 생기더라도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소식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주가는 이틀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속한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자구책을 통해서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맏형격인 대한항공이

 

위기를 잘 극복해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리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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