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9. 00:01ㆍ문화생활
정말 오랜만에 만난 띵작이고, 자신감있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이다.
우연한 계기로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된 영화인데, 관람 후 몇일동안 가슴이 뜨거웠다.
영화 플립은 15살 어린 소년 소녀의 첫사랑 관련 이야기이지만 절대 뻔하지 않고,
기존 영화들과는 한 끝이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어쩜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지!
오늘은 띵작 추천영화 플립 Flipped 의 간단한 줄거리와 몇가지 관람요소들을 이야기 해본다.
일단 원작 소설에 기반한 영화이며, 소설 속 배경은 2000년대인데 영화는 1960년대로 배경을 옮겼다.
평론가들은 주로 혹평이 많았지만, 관객들은 호평이 많았던 영화이다.
북미에서는 제작비에 1/10 정도에 그친 흥행수입으로 흥행에는 처참히 실패했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왜 그런지 정말 미스테리이다. 우리나라에는 2017년에 개봉했다.
7살의 줄리와 브라이스의 이야기는 브라이스 가족이 줄리네 앞집으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어린 소녀 줄리베이커는 예쁜 눈을 가진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친해지려고 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다가 브라이스가 줄리에게 의도치 않은 실수로 상처를 주며 줄리는 브라이스를
점점 멀리하게 되고 브라이스는 점점 줄리의 매력에 빠지게 되며 점점 처음과 입장이 바뀐다.
그러다가 마지막엔 화해를 하는 장면으로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1. 베이커 가족 vs 로스키 가족
아이들의 성향은 부모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위 사진은 영화속 한번 등장하는 두 가족의 저녁식사 자리인데 보는 내가 다 불편할 정도로
두 가족은 전혀 다른 사고 방식과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고 그게 주인공인
어린 소녀와 소년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여진다.
물론 같은 가족구성원끼리 다 같은 성향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것은 아니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듯
한집의 가장인 남편의 의견이 곧 집안의 뜻이 되는 시기였으므로 서로 다른 가장들의 모습들로
인해 집안 분위기도 많이 달라 보였다.
줄리 베이커는 다정한 아버지와 어머니 아래에서 독립적인 멋진 소녀로 자랐고,
브라이스 로스키는 냉소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조금 소심하고 용기가 부족한 아이로 자랐다.
2. 외모(외형) vs 지적미 (내면)
줄리 베이커가 어린 브라이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건 그의 외형인 '눈' 때문이었다.
몇번이고 브라이스가 줄리를 피해도 수줍음이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갔다. 그렇다고 스토커처럼 막무가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브라이스는 남자답게 줄리가 싫다는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둘러대고 거짓말만 하며 도망다니기에 바빴다.
그러나 나중에 브라이스가 줄리를 좋아하게 된 시점은 신문기사에 나온 줄리의 인터뷰를 보고
같은 또래의 평범한줄로만 알았던 중학생의 줄리가 예술적이고 멋진 표현을 쓴 것을 보고
그녀에 대한 마음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또 그녀가 영구운동 Perpetual motion 에 대해
이야기 하는것을 듣고 완전히 그녀에게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래서 보통 외모는 길어야 2년이라고들 하나보다. 역시 내면의 매력이 더 중요한 것 같다.
3. 용기 vs 비겁
영화 내내 여주인공 소녀인 줄리 베이커는 담대하고 용기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잘려나갈 위기에 처하자 나무에 올라 내려오지 않는
강단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좋아하는 브라이스에게 모욕을 듣고도 이겨냈으며,
혼자 정원을 가꾸려고 하는 의지까지 보여주며 강인한 성품을 보여준다.
그러나 남자주인공인 브라이스는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의 욕을 해도 절친과 멀어질까
두려워 그에게 욕을 하거나 한대 치는 대신에 웃으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줄리에게도 늘 진실된 모습보다는 그때 그때 모면하려고 하는 그런 행동들이 사실
그녀를 더 아프게 하는 상처를 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들은 아마도 그의
아버지를 보며 생긴 성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누나는 용기 있었다.)
4. 독특한 연출
이 영화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같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일한 장면을 먼저
남자 주인공인 브라이스의 입장에서 브라이스의 나레이션과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장면을 다시 한번 여자 주인공인 줄리의 관점에서 역시 나레이션과 함께
보여주는데, 이 방식이 계속 반복되는데도 전혀 지루하거나 뻔하지 않은게 놀라웠다.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책인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처럼 같은 사건과 상황에도
둘의 입장과 생각은 전혀 달랐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남녀의 차이라기 보다는
둘의 성품의 차이가 가장 큰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이렇게 연출된 영화가 없었기에 더 신선했고 각자의 입장에서 같은 장면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어서 몰입도도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결국 브라이스는 줄리가 좋아했지만 베어진 나무를 줄리의 마당에 심어줌으로써
두 사람이 극적으로 화해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났다.
내가 본 외국영화 중 최고의 하이틴 영화였고, 띵작 영화로 추천한다.
영화를 보는내내 내가 마치 사춘기 소년으로 돌아간 것 처럼 콩닥콩닥 하게 만들었으며,
나의 어린 시절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켜준 최고의 청소년 영화로 인정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놀라운 사실 하나는 10년전인 2010년에 개봉했던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캘런 맥오리피 (Callan McAuliffe) 은 1995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26살이며,
여자주인공인 매들린 캐롤 (Madeline Carroll) 은 1996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25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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