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7. 00:00ㆍ해외여행
하바나의 3일차 아침
오늘은 어제아침 미리 신청한 조식을 먹었다.
에어비앤비에서 요리,청소,빨래 등을 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차려주신 쿠바의 첫 가정식이다.
사실 쿠바는 다른나라에 비해 유명한 음식도 없거니와 식 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먹고 살기에 빠듯했던 이들에게 왜 대표음식이나 맛있는게 없냐고 누가 감히 물을 수 있을까.
아침을 든든히 잘 챙겨먹고 오늘도 교통편이 불편한 쿠바에서 튼튼한 두다리로 뚜벅이 여행을 시작한다.
첫 번째 갈 곳은 ‘호세마르띠 생가’이다.
쿠바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호세마르티는 스페인계 부모 밑에서 첫째로 태어났는데, 쿠바가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젊은 시절 아버지로부터 한동안 눈밖에 나 있었다고 한다.
쿠바의 독립영웅 호세마르띠와 관련된 다양한 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호세 마르띠 생가를 나오면 외부가 공사중인 중앙역을 만날 수 있다
그 앞으로 스페인 통치시절 쌓은 구 성벽의 흔적이 남아있다.
럼 박물관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Mercado de artesania 라는 산호세 로컬 시장이 있다.
시장에서는 옷, 그림 등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더위도 피할 겸 시장안을 구경해 보기로 한다!
시장을 지나와 해안가를 걷다보면 성당이 하나 나온다.
빠울라 산 프란시스꼬 교회다.
쿠바는 길거리에 책이나 신문 등을 파는 가판대가 많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책이나 자료가 풍족하지 않아 귀해서 거래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비에하 광장쪽 여행자가 많은 관광지 쪽으로 이동한다.
산 프란시스꼬 수도원이 있는 산 프란시스꼬 광장에 오면 유명한 조각상이 하나 있다.
이 조각상은 아바나에서 유명했던 한 노숙인의 조각상이라고 한다.
‘파리의 신사’라고 불렸던 이 인물은 자신을 파리에서 왔다고 소개하며 거리를 돌아다녔고,
라 아바나의 시민들 또한 그를 사랑했다고 한다.
1980년대 중반, 그가 사망한 후 한 조각가가 그를 기려 이곳에 그의 조각상을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의 수염을 만지고 발을 밟으면 행운이 온다는 말이 있어 그렇게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인지 그의 수염부분만 특히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나도 행운을 받고, 비에하광장의 까마라 오스꾸라 전망대에 올라간다.
이곳에는 라틴아메리카에 단 하나뿐인 암실 광학렌즈가 있다.
이것을 통해 비에하 광장과 주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기계 장치였다.
여기서 신기하게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인 여행자를 두명이나 만났다.
둘다 여자분이었는데 각자 혼자 왔다고 한다.
그래서 서로 인증샷도 찍어주며 잠시나마 사진 걱정을 덜었다.
까마라 오스꾸라 전망대에 내려와서 도시의 중심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한다.
오비스포거리에는 여러 상점들이 있어서 무엇을 파는지 구경해본다.
점심을 먹으러 가본다!
가는길에 로컬 미용실이 느낌이 있어 찍어봤다.
점심을 지나가다가 발견한 댄디 식당에서 먹기로 한다.
밥을 먹고 나와서 휴식을 취하는데 공원에도 역시나 강아지들이 무지 많다.
다들 너무 순하디 순한 순딩이들이다.
강아지들과 놀아주고 와이파이를 연결하여 인터넷을 좀 하다가 다시 여행길에 나선다.
조금걷다가 갑자기 어느 펍에 들어가서 여유롭게 쿠바 맥주가 마시고 싶어졌다.
우선 말레콘 근처로 걸어가 바로 앞 펍에 낮시간에 들어간다.
이 또한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행이 주는 묘미중 하나다.
쿠바의 맥주 크리스탈을 마셔보았다.
한병을 여유롭게 천천히 다 마시고 두 번째 병은 여유롭게 말레꽁을 거닐며 마시고 싶어졌다.
그래서 병을 들고 나온다.
아직 우리나라처럼 공공장소에서 술을 못마시게 하거나 하는 제제가 없기에 합법적으로 허락된 자유를 느껴본다.
참고로 나는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오늘도 말레꽁 제방에서 아름답게 져물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블루투스 스피커를 들고 리듬을 타며 춤추며 오는 쿠바친구 하나를 발견한다.
근데 노래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노래이다.
왜 이렇게 내 귀에 익숙할까 했더니, 그 노래는 바로 GD&TOP의 '쩔어' 라는 노래였다.
그래서 내가 따라부르니, 이친구 신기해 한다.
그래서 한국 K-POP 노래라고 하니, 자기는 한국 노래인지 몰랐단다.
그 친구 스피커에 내 아이폰을 연결해서 비슷한 느낌의 K-POP 노래 몇곡들려주니 너무 좋아하며
친구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하고,
그렇게 K-POP 음악에 맞추어 말레꽁에 작은 춤판이 벌어졌다.
개구진 녀석들 덕분에 바라데로로 떠나기전 저녁이 매우 흥에 겨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일 바라데로로 가기 위해 일찍 숙소로 발걸음을 돌린다.
내일 카리브해의 휴양지 '바라데로'는 얼마나 또 멋진 바다 풍경을 나에게 보여줄지
벌써부터 너무너무 많은 기대가 된다.
바라데로에서 아바나로 다시 돌아올날 묶을 숙소 예약을 하며, 이렇게 3일차 밤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