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6. 00:00ㆍ해외여행
에떽사에서 와이파이 카드를 산 뒤,
오비스포 길을 따라 걷다보니 길에서 살사를 추고 있는 쿠바사람들과 만났다.
예전 아프리카에 살던 이들의 조상들은
20세기 초, 사탕수수 농장의 일을하기 위한 노예로 이곳에 강제로 이주 되었는데, 그런 조상들의 슬픈역사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고, 이제는 쿠바의 한 구성원으로서 삶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이 멋있었다.
흑인 특유의 유연함과 중남미 리듬이 만나 이들이 아니고서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흥과 그루브를 보여준다.
흥이 많은 관광객들도 이들의 무대에 기꺼이 참가해서 흥을 돋구어준다.
멋진 공연을 잘 감상한 뒤, 해변쪽을 따라 계속걷는다.
길끝부분에서 좌측으로 가면 쿠바의 명물인 '말레콘'이 보인다.
말레콘이란 아바나 구시가지 북쪽에 위치한 해변의 이름으로 여기서 가장 유명한건 8km나 쌓아올린 말레콘제방이다.
방파제는 1900년대 초에 미국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라 아바나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민의 명소가 되었다.
낚시도 하고 튜브를 타고 식사 준비를 위한 고기도 잡는다. 해가 질 때의 광경이 장관이고, 분노의질주 등
이미 영화에도 여러번 나온 명소라 오기전부터 꼭 보고 싶었기에 첫날부터 가보기로 한다.
말레콘에 도달하기 전 산 까를로스 요새 건너편 바닷가에서는 시민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아타투르크기념상과 평온한 바다와 아름다운 하늘이 인상적이었다.
왼쪽으로 아주 조금만 가다보면 TV와 영화에서만 보던 그 유명한 말레콘해안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모로 요새 공원과 마주하고 있는 자리를 지나면
해지기 전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이 멋진순간을 카메라에 담을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나도 해가 지기 전까지 말레콘 해안과 말레콘제방을 둘러보며 인증샷도 남겨본다.
말레콘해안을 따라 방파제가 길게 놓여 있고 그 옆에는 넓은 도로가 나 있으며 도로 건너편에는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건물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 건물들은 20세기 초에 지어진 여러 건축양식이 혼합된 아르데코 양식으로 되어 있다.
건축물들의 색이 파스텔 톤으로 일정하게 된 이유는 뜨거운 태양과 짠 바닷바람에 오랫동안 노출되었기 때문이란다.
대부분 2~3층의 건물로 맨 위층에는 베란다가 있어 더욱 낭만적으로 보인다.
그렇게 낚시하는 아바나 시민앞으로 오늘의 해는 결국 저물어간다.
말레콘의 파도영상도 첨부한다.
해가 저물고 산책을 하는데, 여행온 독일 친구 두명과 쿠바친구 두명과 우연히 친해져서
말레콘 제방에서 하바나 럼주를 같이 마시게 되었다.
쿠바 친구 한명은 영어를 거의 잘 못했는데도, 계속 말하려고 시도하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았다.
우리는 보통 외국인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너무 문법상 완벽한 문장을 말하려다보니 말수를 아끼게 되는데
이 친구들에게는 그런 불편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친구들은 다른날에 시내관광을 하다가 또 마주치게 된다.)
첫날 쿠바의 럼주와 맥주를 기분좋게 마시고 아르마스 광장을 지나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 앞 쿠바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TV에 유명한 팝가수 Mark Ronson의 Uptown Funk가 나온다.
역시 이제는 지난 반세기는 잊고 미국과의 교류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 신선했다.
조금은 짠 참치샐러드를 먹고 여기서 CUP를 바꾸었다.
역시 사진에서 본대로 인물들이 많이 그러져있었고, 눈에 익혀 둠으로써 거스름돈을 받거나 할 때
이제 사기는 안 당하겠구나 싶었다.
에어비앤비방은 나름 1인실 이며 샤워실은 공용이었지만 게스트가 나 혼자였기에, 혼자 편하게 사용했다.
이렇게 쿠바에서의 첫날이 끝이났다.
경제수준은 매우 낮지만, 건물이나 자연환경은 매우 아름다운 쿠바
내일의 여행이 또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