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2. 00:00ㆍ해외여행
벌써 한 것 없이 보고타의 3일차 아침이다.
일정이 여유롭기에 느지막히 일어나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내에 있는
보테로 박물관과 보고타 박물관부터 가보기로 한다.
보테로 박물관은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페르난도 보테로 Fernando Botero가 기증한 작품 및 소장품이
전시된 곳으로, 보고타를 방문한 사람이면 한 번쯤은 꼭 가볼만 하다고 하여 방문했다.
1932년 콜롬비아의 제 2의 도시 메데인에서 태어난 보테로는 경제적으로 궁핌한 성장기를 보내다가 우연히 15세 때
거리에서 그림을 파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미술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보테로는 생전에 부와 명성을 확보한 몇 안 되는 예술가 중 한명으로, 2000년대 초 영국 <Art Review>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생존 예숭가 10인 가운데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에 개관한 보테로 박물관은 '예술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워야 한다'는 보테로의 지론에 따라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멋진 마인드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보테로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의 가치를 2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한다.)
보테로의 작품들은 모든 대상을 둥글게 부풀린 모습으로 표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패러디한 <모나리자>가 특히 잘 알려져있다.
확실히 그동안 가본 수많은 미술관이나 박물관가는 달랐다.
보통 일반 화가들의 그림은 '아 잘그렸다' 하고 잠깐 감탄을 하고 지나가게 되는데,
보테로의 그림은 잘 그렸다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지만 개성이 무척 강했고,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박물관을 나와 조금만 더 올라가면 있는 보고타 박물관으로 향한다.
보고타 박물관은 보테로 박물관에 비해 규모가 매우작아 관람하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길거리 모퉁이에 군인들이 총기를 들고 보초를 서고 있는것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4박5일 밖에 머무르지 않아서, 저때만 그런것인지 늘상 저런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음을 밝힌다.
어두워진 저녁에 몬세라테언덕에 올라가는 것 말고는 오늘 일정을 다 했다.
이번에 파손된 캐리어를 대체할 가방을 사러 시내 쇼핑몰 센터로 간다.
점심도 먹고 콜롬비아의 쇼핑몰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우버를 탈 때마다 이 친구들은 운전하면서 폰을 할 때 음성메시지를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텍스트를 많이 쓰는데 이 친구들은 녹음 버튼을 누르고 무전기 교신하듯이
목소리로 대화하는게 일상이 되어 있는 듯 했다.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쇼핑몰에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
오늘 점심은 일본식을 먹기로 한다.
물가가 싼 콜롬비아에서도 이런 동양권의 식당은 한국 물가보다 비싸다.
그래도 대기를 해야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우리 한식도 스시처럼 세계적인 음식이 되길 기원해본다.
커피는 많이 마셔서, 후식으로 상큼한 것이 마시고 싶어서
식당 바로 옆 스무디 가게에서 상큼한 스무디를 마셨다.
자 이제 밥도 먹었으니 쇼핑몰 구경 및 가방을 사러 나선다.
가방 가게를 찾아서 가방을 사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게 보상받은 금액보다 조금 더 비쌌다.
참 사람 심리가 이상한게, 보상금을 생각보다 더 받았는데도, 조금 더 투자하지 않고 자꾸 보상금액 범위내에서
가방이 사고 싶어져서, 아직 많이 남은 여행기간 동안 또 고장날지도 모른다는 자기 합리화 최면을 걸고
대충 맞는 금액대의 가방으로 골랐다.
쇼핑몰 앞 광장에 나오니 사람들이 뭔가 집회를 하는 것 같았다.
조금 지켜 보다가 나는 숙소로 가서 야경을 보러 나가기 전에 휴식을 취한다.
숙소로 돌아오니 숙소 강아지가 한 청년에게 매달려있다.
나한테는 시크하게 굴더니.
저 사람이 먹을것을 줬겠지 하며 위안해 본다.
저녁이 되어 보고타 야경의 하이라이트 몬세라테로 야경을 보러 간다.
몬세라테 산은 해발 3,152m로 도시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이며,
정상에는 성당과 레스토랑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약 4분 소요되는 케이블카를 타는것이다.
사실 남미 3대 야경이라고하면 일반적으로 아래 세군데는 꼽는데,
1. 페루 쿠스코
2. 볼리비아 라파즈
3.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고타의 야경도 그에 못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전에 포스팅해 둔 글이 있어 여기서는 간단히 사진 몇장으로 대체하니,
자세한 보고타 야경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 부탁드린다.
남미 3대 야경
보고타 야경
우버를 타고 탑승장까지 가려고 하는데, 호스텔 스태프가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조언해준다.
전혀 무섭거나 걱정되지 않았는데, 두번이나 그런이야기를 하니 갑자기 괜히 불안하다.
'에이 그래도 뭐 무슨일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우버를 타고 케이블카 탑승장 앞까지 무사히 잘 도착한다.
비용은 8,500 콜롬비아 페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나 모르겠다.
아무튼 보고타 야경은 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고지대는 기본적으로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야경이 너무 멋지다.
이 날 사람이 거의 없어서 대놓고 자유롭게 야경을 마음껏 감상했다.
아름다운 보고타 야경을 실컷보고 내려와서 다시 우버를 타고 숙소 앞까지 가서 내린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만, 크게 위험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
내일은 또 뭘하며 놀아야 할지 고민하며 콜롬비아 보고타에서의 3번째 밤도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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