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0. 00:00ㆍ해외여행
마침내 쿠바에서의 마지막날이다.
아침에 호스텔 주인에게 오후에 공항에 가야하니 14시쯤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고
짐을 다 꾸려놓고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대학교앞에 뭔가 맛집이 있을까 싶어 대학교 앞으로 향했다.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역사와 전통이 있을 거 같은 식당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밥을 먹고 나와 아바나 대학교에서 조금 쉬다가 마지막 쿠바의 거리를 느끼가다
공항에 가기위해 숙소로 돌아왔다.
헤어지는 그날까지 쿠바의 하늘은 너무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주었다.
공항까지는 약 30분정도 소요되었고, 다행히 쿠바는 아직 교통체층은 없다.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우선 체크인을 한다.
아비앙카 카운터에가서 수하물을 보내고 보딩패스를 받고 난 뒤, 남은 쿠바 돈을 환전하러간다.
쿠바 페소는 외국으로 나가면 환금성이나 가치면에서 매우 취약하므로, 꼭 남은 돈은 주요 기축통화로
다시 환전해서 나가야한다.
그러나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미국달러에는 10% 차감룰이 적용되어
EUR나 CAD로 환전하는것이 유리하다.
나도 내가 수집하는 지폐와 동전을 제외하고 남은 돈은 전부 유로화로 바꾸었다.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가니, 역시 명품시가의 나라답게 시가를 제일 많이 팔고 있었다.
사실 하바나 시내를 다니면서도 삐끼들이 자꾸 달라붙어서 공항은 비싸다며 시가를 자기가 판다고 하는데,
담배도 피우지 않지만 품질이나 신뢰도 측면에서 매우 불안해서 흡연을 하더라도 사진 않았을 것 같다.
면세구역을 지나면 여행자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넓은 공간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와이파이 소진할 기회를 준다!
이제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러 가본다.
Avianca 비행기는 Airbus사의 318 기종이었고 좌석간격은 180cm인 내가 앉아도 많이 남을만큼 여유로웠고,
기내식 등 기내서비스도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이렇게 쿠바와는 작별을 한다.
쿠바 하바나에서 콜롬비아 보고타까지는 약 3시간 30분 비행이다.
가는동안 하늘이 너무 예뻐서 몇장 담아보았다.
3시간 반만에 드디어 나의 남미여행 첫 나라 콜롬비아 보고타에 도착했다.
늘 보고타를 소재로 개그를 하던 부장님의 개그가 불현 듯 떠오른다.
"보고타에 가면 비행기 잘 보고타"
개그맨들이 그런말을 할 때가 있다.
"지금은 안 웃기죠? 이따 집에가서 자려고 누우면 갑자기 생각나면서 빵빵터집니다 이거"
지금 문득 저 개그가 떠오른건 아마 이런상황이 아닐까.
콜롬비아는 무시무시한 마약카르텔의 본거지.
최근엔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세기의 마약왕의 일대기를 다룬 '파블로 에스코바르'로도 유명하다.
한 2일이면 부지런히 보고타를 다 볼 수 있을것 같았지만 남미의 첫 나라이고, 앞으로 일정이 길기에
여유있게 다니고 싶어서 4박5일로 일정을 잡았는데, 이게 완전 신의 한 수 선택이었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콜롬비아에서도 역시나 나를 맞아주는 1번은 삼성광고판!
자랑스러운 글로벌 기업 삼성!
수하물이 나와서 끌구 나가려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바퀴가 잘 끌리지 않아서 보니 바퀴가 파손되었다.
아마도 수하물 운반과정에서 던져서 그럴 확률이 제일 크지 않을까.
우선 Baggage claim에 가서 접수를 한다.
담당직원은 뭐 늘상 있는 일인지 태연하게 신고접수 서류를 준다.
그러면서 다 작성하고나니 나에게 두가지 옵션을 준다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또는 USD40 상당의 콜롬비아 페소!
그런데 가방원래 금액의 감가상각을 따져도 현금액수가 너무 적었다.
그래서 불필요한 컴플레인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나지막히 한마디를 건넸다.
"오케이 알았어, 근데 조금 실망이다! 나는 아비앙카 항공이 되게 좋다고 생각해서 다른 저가항공사 안타고 아비앙카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보상금액이 적네? 좀 실망스럽다!"
그랬더니 직원이 당황하며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수화기를 내려놓고 하는말이 자기가 70불 까지는 맞춰줄 수 있다고 한다.
역시 화내는거 보다 때로는 이런 화법이 훨씬 더 효과적인 것 같다.
담당직원이 써준 서류를 받아 들고 2층으로 가면 준다고 해서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여기가 아니고
저쪽 창구로 가라고 알려줘서 가보니 은행처럼 정말 창구가 있다.
사실 콜롬비아는 못사는 나라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공항이 정말 크구 깔끔하게 잘되어있었다.
아비앙카 항공도 100년이 넘은 항공사로 이제 50년된 우리나라 대한항공보다도 훨씬 긴 역사를 자랑했다.
환전도 하기 전에 창구에서 콜롬비아 돈을 처음 받으니,
내가 맞게 받은거지 헷갈렸는데, 가장 크게 헷갈렷던 이유는 바로mil 이라는 표시 때문이다.
보통 Mil 이라고 하면 영어에서는 밀리언 (백만)이 먼저 떠오르는데
스페이언에서는 이게 천 (thousand) 란다.
그래서 50 mil peso 면 5만 페소가 되는건데, 자꾸 5백만 페소인가..
페소 단위가 크다보니 혼동이 왔었다.
공항에서 나머지 쓸돈도 환전을 하러 갔는데,
남미 사람들이 여유가 있어서 일처리도 느린데다가, 100달러를 환전하든 1,000달러를 환전하든
한번 환전하려면 10손가락의 지장을 다 찍는다.
그것도 옆에 직원과 농담을 하며 아주 천천히.
'그래 남미에 왔으니 이 친구들의 법과 문화에 따라야지' 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그들의 호흡에 맞추어서
환전을 진행했다.
우버를 불러서 구시가지 센트로로 들어가는데, 대형 백화점이나 큰 고층 빌딩도 보이고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발전한 도시였다.
호스텔 개인실에 무사히 체크인을 잘 마치고 출출해서 간식거리를 사러 나섰다.
콜롬비아에 왔으니 당연히 콜롬비아의 맥주를 마셔봐야 한다.
사실 원두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커피도 너무 기대가 되지만, 늦은시간이기에 커피는 내일 마셔보기로 하고
클럽 콜롬비아 맥주와 함께 보고타의 첫날밤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