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19. 00:01ㆍ해외여행
중남미 3개월 여행의 중간 반환점을 돌고 있는 우유니 2박3일 투어의 2일차 이야기를 이어간다.
점심을먹고 본격적인 사막 로드트립을 하기 전에 영롱한 빛의 온다호수에 잠시 들른다.
멀리 보이는 정상에 눈덮인 산들과 대비되는 얕은 호수의 색감은
진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정말 사막길을 달려간다.
아프리카의 고운 모래만 있는 사막과는 조금 다르게 돌과 차가 다닐수 있는 길도 있는 사막이다.
사막을 한참 달리던 중 가이드가 차량을 세워 동물 친구들을 소개시켜 줬는데 처음 만난 동물은 여우였다.
그 유명한 사막여우는 사람을 경계를 했지만, 도망갈 정도로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막에서 토끼도 보게 되어서 참 신기했고, 긴 사막 도로가 지루하지 않았다.
잘 가다가 갑자기 가이드가 차량을 세우더니 바퀴(휠)쪽에 물을 붓기 시작한다.
아마 뜨거운 사막길을 계속 오가느라 과열 된 부분을 식혀주는 것 같았다.
우유니 투어 차량들은 대부분 오래되어 보이긴 했지만, 임무를 훌륭히 해내고 있었다.
우유니 여행길이 소금기호수와 사막길을 번갈아가며 계속 다니기에 차량관리를 더 꼼꼼히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정비를 간단히 마치고 다시 사막 평원을 달려간다.
둘째 날은 하루종일 흙먼지 날리는 사막 지대를 달리게 되지만 우유니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붉은 모래 위로 하얀 만년설에 덮인 산과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커다란 바위들이 풍화작용에 의해 각가지
모양으로 깍인 모습은 자연이라는 예술작품을 보는 듯 신비롭다.
너무 오래 달려서 잠시 쉬어갈 겸 사막땅이 밟고 싶어져서 한가운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다시 달리고 달려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돌 나무 Arbol de Piedra 에 도착했다.
이 바위는 바람에 깍여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마치 모래사막에서 자라난 한 그루의 나무를 보는 것 같아 이름이 돌나무라 불린다고 한다.
이곳에는 돌 나무 뿐만 아니라 주변에 기묘한 바위들도 있고, 중요한 화장실도 있다.
사막을 장시간 달리기 때문에 중간중간 만나는 화장실은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한다.
돌 나무를 떠나 방문한 곳은 우유니 투어 2일차의 하이라이트 '콜로라다 호수' Laguna Colorada 이다.
호수의 규모도 규모지만 붉은색의 커다란 호수가 수많은 플라밍고로 뒤덮여 있는 장면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호수의 붉은색은 호수에서 자라는 식물 때문이라고 한다.
호수에 포함된 소금 성분과 미네랄을 먹는 플라밍고의 색깔 역시 호수처럼 붉기만 하다.
붉은 빛의 신비한 색채를 띠는 이곳이 지구인지 우주의 어느 행성인지 모를 정도로 신비롭기만 했다.
붉은 콜로라다 호수에서 거니는 플라밍구들의 영상도 촬영했다.
평화로운 호수와 아름다운 플라밍고를 감상해보자
자연에서 플라밍고를 볼 수 있는 마지막 포인트인 콜로라다 호수를 뒤로하고,
해가 지기 전에 숙소로 향한다.
이 콜로라다 호수에서 칠레 국경으로 가기위해서는 국경검문소처럼 한 검문소를 지나야 하는데
국립공원이라 이곳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여권정보 등을 기입하고 입장료도 지불해야 했다.
무사히 통행소를 지나 2일차 숙소에 왔다.
2일차 숙소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매우 춥고 공사장같은 잠자리였다.
아직 캄캄해지기 전이라 저녁먹기 전에 가이드가 비스킷과 차를 내와서 우리에게 대접해 주었다.
사막이라 해가 빨리 넘어가고 있었고,
이 숙소에서도 샤워가 관건 이었는데 다행히 저녁 일시적인 시간에 뜨거운 물을 틀어준다고 하여
엄청난 경쟁을 뚫고 간신히 샤워를 했다.
다른 팀의 외국 친구들은 술마시고 노느라 다들 샤워는 안하고 그냥 자는 친구들이 많았다.
오늘도 다행히 충전이 가능해서 휴대폰과 보조배터리를 충전했다.
샤워를 마치고 테이블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는데 독일에서 온 하겐 아저씨의 안색이 매우 안 좋았다.
'그래 여긴 고산지대 우유니였지'
왜 그러냐고 했더니 머리도 아프고 무엇보다 어제도 그렇고 잠을 거의 못 자고
고통에 시달린다고 했다.
순간 한국에서 출발할때 시차적응용으로 인체에 무해한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약을 처방받아온 것이 기억났다.
잠이 안와서 시차에 적응하지 못할수도 있으니 지인의 추천을 받아 7알을 처방 받아서 왔는데
정작 나는 너무 잘 자다보니 한번도 먹을일이 없었다가 이때 마침 기억이 난 것이다.
그래서 이 약을 '하겐' 아저씨에게 권해 주었고, 처음에는 조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보다가 결국
약을 먹었다.
그리고 잘때도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군용 핫팩을 나누어 주었다.
핫팩이란 문물을 처음보고 굉장히 신기해 하길래, 군대에서 많이 쓴다고 했더니
2년 넘게 군복무를 했던것도 신기해 한다.
가끔 해외에서 군대이야기를 하다보면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난 공군을 나왔으니 비행기를 조종했다고 해도 왠지 다 믿을 분위기다.
아무튼 다음 날 아침 하겐 아저씨가 그약을 먹고 정말 푹 잘 잤고, 핫팩 덕분에 따듯하게 잘 자서
몸이 한결 좋아졌다고 해서 나도 마음이 너무 좋았다.
내일 아침이면 이 멤버와도 작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렇게 우유니 2박3일 투어의 마지막 밤도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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