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제주항공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에 깊어지는 고심

2020. 5. 7. 13:25관광업이야기(항공+여행)

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어 승자가 된 HDC현대산업개발제주항공

 

최악의 항공산업 업황에 따라 '승자의 저주' 우려로, M&A 두건 모두 현재 답보상태에 빠졌다.

 

두 인수건은 기업결합 심사 등 선행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딜이 지연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악화된 경영환경 탓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딜을 포기한다면 정부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부담감에 양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결국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시장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그 과정에서 정부 지원도 더 끌어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두 건 모두 딜이 무산되기 보다는 지연 끝에 결국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A350 항공기 출처 아시아나항공

 

1. HDC현대산업개발 - 아시아나항공

 

먼저 HDC 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 상황부터 살펴보자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산업 침체로 1분기 영업손실이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실적악화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4월 초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연기에 이어 같은 달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날짜까지

 

연기되자 인수포기설에 무게가 더욱 실리는 분위기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구원투수로 나서 1.7조 긴급자금 수혈로 인해

 

인수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였지만 HDC현산이 사실상 인수포기를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업계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HDC현산이 인수 재협상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이 1조7000억 원을 수혈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표면상일 뿐

 

결국 갚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HDC현산으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HDC현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제반 사항을 고려한 장기적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를 감안할 때

 

인수는 결국 마무리 짓겠지만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매각을 앞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지급 문제도 HDC현산의 고민을 깊게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급여반납과 무급휴직을 확대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에 120억 원 규모의 금호아시아나 상표사용계약금을 지급해

 

그룹 차원의 자구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HDC현산이 떠안아야 할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인수 재협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HDC현산이 산은 등 채권단측에 아시아나항공 차입금 상환 일정 연장과 금리 인하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 국면에서 인수가 무산되면 채권단뿐만 아니라 HDC현산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양측이 타개책을 찾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설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부담이 크겠지만 재협상의 틀이 아니더라도

 

인수조건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항공기

 

2. 제주항공 -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역시 휴업 영향으로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항공도 1분기에 6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전망되고 있어 말 그대로 '내 코가 석자'인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지분 취득 예정일을 지난달 29일에서 선행 조건이 충족될 것으로 판단될 때

 

상호 합의하기로 했다고 변경했다.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납입일도 6월 30일로 연기했다.

 

태국과 베트남에 신청한 기업결합 심사 승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35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 과정에서 노사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마음이 급한 것은 정부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앞세워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연명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필요한 지원금도 더 늘어나게 돼 가급적 HDC와 제주항공을 잘 구슬려서

 

조기에 딜이 마무리 되도록 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항공업 위기 지원과 고용 유지를 위해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제주항공에도 이스타항공 인수금융으로 1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조6000억원을 지원 받았다. 현재로써는 이 정도 지원으로 위기를 넘길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과연 이 두 인수전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마지막까지 안타깝고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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