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4. 00:00ㆍ해외여행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의 첫 아침이다.
오늘은 머물던 Pura vida 호스텔에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한 뒤, 다른 도시에서 막 리우로 온
동생들과 다시 조우하기로 했다.
그리고 축구의 본고장 브라질에서 월드컵예선전 브라질 대 스위스 경기를 보기로했다.
여기도 광장에 길거리 응원을 하지만, 펍에서 먹고 마시며 보기로 했다.
매번 월드컵마다 유명한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전 대회 우승팀이 개막전에서 패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독일팀은 2014년 월드컵을 우승한 멤버가 건재한 우승후보 0순위였다.
F조의 첫경기 였는데, F조는 우리나라와 스웨덴이 속한 조 였다.
모두들 무난하게 독일의 1위를 예상했는데, 첫경기부터 멕시코에 패하고 말았다.
역시 스포츠의 세계에서 징크스라는건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것 같다.
전반전까지 경기를 보고 PURAVIDA 호스텔을 떠나 내가 앞으로 5일간 묶게 될 Hoshtel로 걸어갔다.
이날 오후에 브라질 대 스위스의 경기가 있어서 그런지 길거리에는 브라질 유니폼을 입고 있는
리우 데 자이네루 시민들이 많았다.
Hoshtel 호스텔에서 아이들과 반갑게 조우하고 짐을 풀고 축구를 보러 외출했다.
난 파라과이에서 미리 유니폼을 구매했지만, 동행하던 여자 아이들의 응원용품도 살 겸
오소리오 광장으로 향했다. 이날 광장에는 플리마켓처럼 시장이 생겨서 나도 기념품을 조금 샀다.
세계 3대 미항이 있는 리우는 날씨도 매우 따듯하고 구름이 맑았다.
오소리오 광장에서 그림도 감상하고 옷과 공예품도 둘러보다가 불이 번쩍번쩍 들어오는
예수상을 선물용으로 몇개 구매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오소리오 광장에서는 일요일 아침마다 히피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 곳을 즐기며 여유롭게 구경하다가
이 주변에서 축구를 볼 수 있는 펍을 골라서 식사를 하면서 맥주를 즐기기로 했다.
사실 이런말 하면 조금 그렇지만, 한국 축구를 응원할 때 답답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브라질을 응원하니 그런 감정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다.
브라질은 축구의 나라 답게 남녀노소 모두 축구에 빠져있는 나라였다.
멀리서 온 이방인이 브라질 유니폼 까지 입고 브라질을 응원하는게 신기했던지 몇몇 테이블은
우리를 보며 웃어준다. 이럴 때는 언어가 필요없는 것 같다. 모두 다 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목청 높여 브라질을 응원하던 그 때 모두가 기다리던 첫 골이 터졌다.
득점의 주인공은 그때는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었지만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필립 쿠티뉴였다. 골을 넣은 뒤의 반응은 아마 세계 어느나라나 비슷할 것 같다.
후반전에 아쉽게 동점을 허용한 후 경기는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러 이파네마 해변을 걸었다.
이파네마 해변 Praia de Ipanema은 보사노바의 대표적인 히트곡 'Garota de Ipanema'의 무대가 된
곳으로 유명한 해변이다. 코파카바나 해변 남쪽으로 이어져 있으며, 코파카바나의 곡선형 해변에 비해
직선형으로 다소 짧지만 세련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코파카바나 해변이 서민 아파트와 저렴한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다면 이파네마 해변 주위에는
고급 아파트들과 부티크 상점.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어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편이다.
주말이면 해변 차로가 보행자도로로 바뀌어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과 산책을
나온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이파네마 해변의 석양은 특히 더 아름답다고 한다.
이 날은 브라질이 승리를 못해서 그런지 오후로 갈수록 흐려져서 석양은 보지 못했다.
이렇게 동행들과 만나 축구의나라 브라질에서 월드컵 경기를 본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남의 중남미 3개월 여행도 5일 밖에 남지 않은 막바지에 와 있다.
만감이 교차하지만 신병 100일 휴가의 4박5일처럼 이 순간을 즐기려 더욱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