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19. 00:01ㆍ해외여행
오후 6시쯤 비젭스키역으로 돌아왔다.
러시아의 여름은 "백야" 현상이 유명하다.
내가 방문했던 4월 말에도 백야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해가 늦게 졌고,
그로 인해 색다르면서 황홀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오늘은 그 야경에 관한 이야기이니, 말보다는 사진과 영상으로 감상하는 게 더 효율적일듯하다.
숙소에서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야경을 보러 나가본다.
오후 8시 12분임에도 아직 대낮같이 환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운하다.
저녁 8시 30분, 에르미타지 박물관이 있는 궁전광장에 도착했다.
앞쪽으로 해가 모습을 감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제 시간에 잘 맞추어 도착한 것 같다!
해가 지는 반대편은 아직 대낮처럼 밝다.
해가 질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여유 있을 듯하여, 앞에 네바강변으로 이동한다.
느바 강을 위의 육교에서 여러 장면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를 감상해본다.
9시가 다 되어가도 해가 지고 어두워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4월 말이었지만 러시아의 밤 기온은 영상 2도 정도로 제법 쌀쌀했다.
추워진 나는 옆의 러시아의 성당에 들러본다.
간단히 기도를 드린 후, 성당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을 보다가 한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엄숙하고 경건한 성당과는 어울리지 않는 귀여움과 시크함을 동시에 가진 고양이였다.
성당에서 몸을 녹이고 추위를 피한 고마움으로 간단한 기념품을 사서 나와보니 9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밝지만 아까보다는 확실히 어두워져 있었다.
9시가 넘어가자 해지는 반대편 방향으로 그림 같은 야경이 펼쳐진다.
거의 50개국 여행을 해 보았지만, 이런 색다른 색감의 야경은 처음이었다.
이 야경을 보는순간 피곤함도 잊고 추위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저 멀리 내일 가볼 성 이삭 성당도 보이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하늘은 더 진한 파란색으로 변하고
나는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자리를 뜰 수가 없다.
밤 9시 30분 다시 네바강변으로 나가본다.
해가 지는 부분은 덜 파랗지만 여기도 하늘은 온통 다 푸른 빛깔이다.
The Palace Bridge 에서 본 에르미타지 미술관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반대로 에르미타지 미술관 앞에서 본 네바강과 다리도 너무 예뻤다.
밤 10시가 되어 아쉽지만 내일의 일정을 위해 슬슬 귀가하기로 결정한다.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눈에 한 번 더 아름다운 야경을 담아본다.
멋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의 시가지를 걸어서 숙소로 복귀했다.
러시아의 밤길은 거리거리마다 너무 예뻤다.
들어와서 씻고 오늘 활동량을 체크하니,
세상에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러시아의 멋진 궁전과, 초록빛 숲의 맑은 공기와 황홀한 야경을 느끼다 보니 오늘 하루에만
무려 19km, 24,355 걸음을 걸었다.
난 여행을 가면 꼭 그 나라의 맥주는 마셔본다.
오늘도 역시나 러시아의 맥주와 함께 밤 시간을 보내고, 오늘 하루를 차분히 정리해본다.
다스비다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