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8. 00:00ㆍ해외여행
모스크바의 번화가 아르바트 거리에 도착한다.
아랍어에서 유래된 ‘아르바트 거리’는 러시아 거리 문화와 예술을 상징한다.
관광을 이어나가기 전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폰 충전도 할 겸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맥도널드'에 들른다.
아르바트 거리는 문화의 거리답게 길거리에서 그림을 파는 화가와 상인들이 많았다.
그리고 예쁜 동상들과 각종 공예품 및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함께 어우러져 러시아의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났다.
예술적 감성에 취해 걷다 보면, 한국계 러시아인 빅토르최를 추모하는 벽에 도착한다.
그룹 KINO의 리더로 28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단명한 그의 인기 인기는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심지어 그가 사고사로 죽고 빅토르최를 따라가겠다고 5명이 투신자살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하니,
그 당시 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미루어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그를 잠시나마 추모해본다.
계속 아르바트를 걷다보니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이 거리에서 여행용 선물로 인기가 많은 마그네틱 자석과 마트료쉬까 목각인형 등 기념품을 조금 샀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모스크바의 하늘은 한쪽과 반대쪽이 너무 극적으로 대조를 이루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있던 '돔끄니기' 서점을 구경한 후 얀덱스 택시를 이용해 저녁을 먹으러 북한 식당을 찾아간다.
(모스크바점이 더 규모도 크고 깔끔하게 잘 정돈된 느낌이어서 여기서 화장실을 이용했다)
러시아의 넓은 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모스크바에 있는 북한식당인 '고려식당'에 도착했다.
여태까지 중국/캄보디아/라오스 에서 북한 식당을 방문하고 네 번째 북한 식당 방문이었는데,
늘 갈때마다 같은 말을 사용하는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묘한 감정이 든다.
(아마 호기심과 친근감과 거리감 그 어디쯤의 복합적인 감정인 듯하다)
식당은 지하에 있어서 LTE가 잘 연결되지 않아서 와이파이에 연결하였는데 와이파이도 너무 느려서
그냥 포기하고 식사에 집중하기로 한다.
러시아에 온 지 6일 차, 한식을 먹을 때가 되었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육회부터 주문하고
감자전과 북한 식당의 상징 평양냉면을 주문한다.
대동강 맥주를 먹어보고 싶었으나, 러시아 맥주와 오스트리아 맥주밖에 없다고 하여 그냥 오스트리아 맥주와
함께 북한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음식값은 다해서 1,280 루블 (약 24,000원) 나왔고, 후식으로 껌 1개를 준다.
나와서 숙소까지 지상철 + 지하철 환승을 이용해서 마지막 모스크바 야경을 보기 위해 붉은 광장으로 향한다.
붉은 광장에 도착해서 굼 백화점부터 다시 가본다.
붉은 광장으로 나오니 날이 벌써 어느 정도 어두워져 있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몰라도 어제보다 훨씬 아름다운 야경으로 다가왔다.
마음껏 마지막 야경을 즐겨본다.
한참 야경을 구경하다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왜일까 생각해보니 "있어야 할 무엇인가가 없다."
이런.... 아까 북한 식당에 낮에 아르바트 거리에서 구매한 기념품을 놓고 온 것이다.
급한 마음에 전화부터 하니, 아직 영업시간 충분하다고 보관하고 있을 테니 문닫기 전에만 오라는 답변을 들려준다.
(외국 식당에 전화했는데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잘 되니깐 이 점은 편하고 좋았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시 야경을 조금 더 천천히 눈과 머릿속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고려식당으로 다시 향한다.
덕분에 모스크바 강을 끼고 멋진 모스크바 야경을 배경으로 드라이브는 실컷 했다.
무사히 기념품들을 들고 숙소에 와서 여행자 친구들과 가볍게 수다 타임도 갖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내일 아침 일찍 그리스로 떠날 준비를 한 뒤 모스크바의 마지막 저녁도 이렇게 끝이 난다.
내일부터는 민주주의의 뿌리, 시민정치의 최초의 나라 그리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