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러시아여행기 - 10일차] 아테네공항, 러시아항공사고,아테소피텔호텔

2020. 1. 6. 00:00해외여행

드디어 이번 러시아+그리스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최대한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공항으로 간다.

(보통 장시간 비행에는 트레이닝복 등 편한 옷과 신발이 매우 중요하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올 때 공항버스를 이용했으니, 

 

공항으로 돌아갈 때는 지하철을 이용해 본다.

 

(우리 SUM 체크카드로 결제하니 바로 13,291원 빠져나갔다.)

 

 

마지막 날까지 날씨가 매우 좋았다.

 

엘레프테리오스 베니젤로스 국제공항

 

그리스의 국기는 파란 그리스의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언제나 그랬듯, Departure 싸인을 보고 체크인 카운터를 찾아간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체크인 카운터 앞에 유니폼을 입은 공항직원이 표를 보더니 Reissue (재발행) 를 해야 한다며, 저쪽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엥? 왠 재발행..? 재발행할 일이 없는데.. 출발할 때 SU251편 ICN-SVO 구간이 지연되어 대한항공으로 변경하긴 했는데, 

그거 때문에 재발행을 안 해도 될 텐데..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며 우선 가라고 하니깐 가본다)

 

가니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상조업 업체 앞에 붐볐고, 그제야 왜 그런지 알게 되었다.

 

포털사이트 실검 1~3위를 차지할 만큼의 큰 사고가 났던 것이다.

 

 

 

러시아 항공기 낙뢰 뒤 비상착륙…화재로 41명 사망

러시아 국내항공사 비행기 이륙 직후 이상 바로 긴급착륙했지만 착륙 뒤 화재 빠져 나오지 못한 이들 숨진 듯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 조사할 것”

www.hani.co.kr

 

 

 

이 사고 때문에 러시아 공항을 이용할 수 없기에 다른 루트를 찾아서 변경하거나 내일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날 한국인 단체 30~40명 팀과 나는 공항에서 무기한 대기에 들어가게 되었다.

 

 

해외여행을 약 50회, 총 50개국 정도 다녀본 나름 경험 있는 여행자로서 (비행기는 최소 200번 이상 탑승한 듯)

 

보통 이런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방안을 이야기해주자면

 

대체 편을 잘 찾는 그런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상황이 이미 발생한 것이기에 최대한 빨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2. 침착함과 차분함을 유지하며

(최악은 앞에 직원에게 화를 내거나, 스스로 패닉에 빠져 아무것도 못하거나 또는 스스로 비싼 티켓을 사는 것)

 

3. 지인들에게 나의 상황을 알리고 현장의 지시를 따르며 계속 상황별 업데이트를 한다. 

 

=> 사실 직원이 무슨 죄인가, 불가항력적인 사고에 본인의 스케줄이 틀어진 것은 안되었지만, 애꿎은 사람 탓을 하는 것만큼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일이 없다. 

 

(결국 흥분하고 본인만 손해이고, 화만 낸다고 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침착하게 대처하면 어떻게든 다 해결은 된다

 

 

 

나도 우선 지상조업사에 여권을 맡기고 부장님께 연락을 드린다.

 

나 : "부장님! 저 아테네인데 사고가 나서 오늘 못 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럼 낼 출근 어렵겠는데요 ㅠ"

 

부장님 : "그래 안 그래도 뉴스 보고 그럴 줄 알았다. 조심히 오고 정해지면 연락 줘"

 

 

이해심이 많은 참 감사한 상사이다.

 

한국의 서비스에 익숙해진 우리네는 외국인들의 서비스에 당황할 때가 많다. 

 

앞에 40명 가까이 서 있는데 천천히 급할 것 없이 느긋이 처리하고 있기에 똑같이 느긋이 기다린다.

 

 

러시아항공 지상조업
오래기다려야할 것 같아서 바닥에 앉음

 

 

한 명, 두 명씩 대체 편을 찾아서 보내준다.

 

터키를 경유해서 가는 사람, 독일을 경유해서 가는 사람, 아부다비를 경유해서 가는 사람 등등 

 

정해지고 난 뒤, 나머지 인원은 공항 앞 호텔 투숙 당첨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이왕 호텔 숙박을 해야 했으면, 애초에 체크인하고 좀 더 쉬었을 텐데 

 

공항 대기 거의 8시간 만인 저녁 6시나 돼서야 호텔을 배정해 줘서 거의 쉬지도 못했다. 

 

 

같이 호텔에 머물게 된 단체분들과 함께 호텔로 향한다.

 

이 단체 분들은 나이가 대부분 조금 있으셨는데 인솔자나 가이드가 없어서, 나랑 같이 가게 된 걸 좋아하셨다.

 

 

외항사를 이용해서 모스크바 공항에서 환승도 해야 하기에, 그런 부담이 크셨던 것 같다.

 

(사실 내가 없어도 막상 상황에 처하게 되면 다 할 수 있다.) 

 

공항 앞 SOFITEL은 시설이 매우 훌륭했고 침구도 안락했다.

 

 

소피텔
아테네소피텔
해지는 아테네
소피텔전경
프론트데스크
소피텔객실내부
소피텔침구

 

저녁부터 먹고 같이 체류하게 된 분들이 가져온 소주가 남았다고, 간단히 한 잔 하자고 하셔서 같이 자리했다.

 

그리스에서 먹는 컵라면과 소주

 

 

이렇게 의도치 않게 아테네에 하루 더 머무르게 되었다.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도 여행이 주는 묘미 중 하나인 것 같다. 

 

 

'아테네가 나를 보내주기 싫어서 이렇게 하루 더 좋은 곳에서 편하게 머무르게 해 주는구나' 하고 생각하면 편해진다.

 

 

그나저나 러시아항공 사고 때 선반에서 짐을 가지고 내리려다가 뒤쪽에 탄 사람들 탈출이 늦어져서

 

사상자가 더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정말 이해 불가능한 행동이다.

 

 

러시아항공 사고로 인한 사상자를 애도하며 하루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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