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 00:00ㆍ관광업이야기(항공+여행)
2019년 모든 산업전반이 다 힘들었지만, 가장 힘든 산업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항공업을 빼놓을 수 없을것이다.
승승장구하던 저비용 항공사들은 2019년 처참한 실적을 기록했고, 양대민항인 대한항공, 아시아나도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HDC에 매각되며 '금호아시아나'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저가항공사의 맏형 제주항공은 2019년 2분기 적자가 무려 20분기만의 적자 (영업손실 277억)라고 하니,
그동안 제주항공을 필두로 저가항공사들이 얼마나 크게 성장해왔는지 알 수 있다. (여행시장의 성장과 동반상승)
그러나 2019년 2분기 부터 모든 항공사들의 실적은 처참할 정도이다.
분기마다 200억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중인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요 원인으로는,
1.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일본 노선 판매 비중이 높은 저가항공사에 큰 타격
2. 중국의 보이지 않는 'THHAD' 보복으로 인해 비자 발급 issue
3. 홍콩시위로 인해 홍콩,심천 등 주요 판매 수요 상실
4. 유가 및 달러 상승으로 고정비 상승
5. 지속성장해 온 덕에 늘어난 고정비 (항공기 운영대수 및 임직원 수 상승)
대략 이정도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여기에 국토부는 2019년 상반기 3개의 신생 저비용 항공사의 면허 허가를 승인한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거기에 2020년 반등을 노리던 항공업계에 큰 위기가 닥쳤으니 요새 언론을 도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지금은 절대적 소비자 우위 시장이고, 공급자인 항공사들은 공급포화로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에 2019년 12월 중순
돌연 저비용 항공사 1위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소식이 전해졌다.
두 항공사를 합치면 규모면에서는 아시아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정도의 규모의경제를 갖추게 되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BIG3'로 도약하는 것 아니냐는 기사도 많이 나왔었다.
12월 31일 까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인수를 완료 하려고 하였는데,
제주항공에서 갑자기 정확한 실사 진행을 위해 2020년 1월 중으로 계약을 미루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1월 중순부터 슬슬 이상한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1월을 지나 오늘 2월 1일까지도 계약 체결 소식은 없다.
그러자 제주항공 측에서 아래와 같은 입장이 나왔다.
"현재 실사를 진행 중",
"실사 일정이 연말연시, 설연휴 등 이슈로 예상대로 진도를 내지 못해 1월 중 SPA 체결이 어려워졌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일 뿐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수 불발 등 이슈는 없다", "무리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
사실 모든 투자는 위기일 때 싸게 사는게 정답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의 투자가 먼 미래를 위한 훌륭한 투자일지, 섣부른 판단이었는지만 미래의 결과만이 알겠지만,
만약에 2월내에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이 거래는 성사되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예전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때도 제주항공은 인수의지를 드러냈었고,
지금은 또 에어부산 인수설까지 나오고 있어, 신뢰도 면에서 의구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물론 키를 쥐고 있는 제주항공입장에서 최대한 유리한 조건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전략일수도 있다.
사실 이 거래 자체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미 제주항공에 유리한 것으로 보여진다.
여유가 부족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사들일 수 있도록, 이스타항공을 매각하는 기업(이스타홀딩스)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인수를 도와주는 모양새로 보여진다.
(제주항공이 100억규모의 CB(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것을 이스타홀딩스가 인수, 이 채권은 오는
2025년 4월 6일 주당 2만5520원에 제주항공 주식(39만1849주·1.46%)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
어찌되었건 최종 계약체결이 되든 안되든간에, 이 사건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
국내항공업계의 재편 및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고, 2020년 올해도 항공사들에게 매우 힘든 한해가 될 것이기에
소비자입장에서는 최대한 그 기회를 누리면 된다.
(그 소비자인 대다수의 서민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에 안타깝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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